2022/01/14

2022: 내 인생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해

내게 있어 올해와 여타 모든 해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점은 이 점이다: 2022년엔 아무런 기대도 걸고 있지 않다는 점. 이제껏 난 아무리 절망감에 깊이 빠진 상태였어도 해가 바뀐 뒤엔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심신을 다잡고 장래에 대한 이런저런 낙관적 계획을 그려 왔다. 올해는 다르다. 여태까지의 연패 기록을 반전시킬 수 있는 그 어떠한 획기적 희망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그 어느 시점보다도 내 재기 확률은 낮다고 본다. 그래서 전례없이 완벽히 마음을 비우고 2022년에 돌입하게 됐다.

난 매우 지쳐 있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10년이 넘는 세월을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그럼에도 삶은 단 한 번도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군대는 면제, 학력도 없고 사회 경험도 없다.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버렸다. 항우울제 없이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한다. 그러는 사이에 내 20대 시절은 싸그리 날아가 버렸다. 이제 내 나이 서른이다. 작년 어느 시점부턴가 "지겹다. 더는 이런 짓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므로 올해도 건강을 되찾지 못한다면, 내가 마음속으로 목표한 바에 미치지 못한다면 연말에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로 결심했다. 내게 이러한 결심은 최초가 아니다. 지금만큼이나 삶에 싫증을 느꼈던 2017년 초입에도 이와 유사한 다짐을 한 바 있다. 그 해도 최종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애초 결의한 대로 목숨을 버리거나 하진 않았다. 겁이 나서? 아니다. 그 해 내내 죽음을 담보로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미래의 희망을 봤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기회를 더 부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 와선 그때의 넘치던 열정은 까마득한 과거의 일로 느껴지고, 내 너덜너덜한 자아는 너무나 닳고 해져 그 어떤 열띤 동기 부여에도 심드렁할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난 또 다시 패배를 맛볼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올해는 아마 내 인생 마지막 해가 될 것이다.

난 이 문서를 유서라 생각하며 작성했다. '새는 마지막 울음이 가장 아름답고, 사람은 죽기 전의 말이 가장 진실하다'고 한다. 독자는 이 점을 십분 고려하며 읽어 주길 바라고, 섣부른 가치 판단은 자제해 주길 부탁드린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